데보라 그란데스(Déborah Grández) 님은 장애를 지닌 분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교육, 조직 및 문화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단체인 카파즈 페루(Capaz Peru)의 디렉터입니다. 또 그녀는 예술과 장애 만남(the Encounter of Arts and Disability, EADIS)의 디렉터이기도 합니다. 3Love Inc. 블로그용 독점 인터뷰에서 우리는 장애인 권리 접근법, 문화적 권리, 장애의 도구화, 카파즈 페루 소속 예술가들이 준비 중인 향후 작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카파즈 페루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카파즈에서 저희가 하는 첫 번째 일은 장애인 인권 접근법을 홍보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장애의 사회적 모델을 적용하는데, 이는 저희가 장애를 개개인의 다양성과 연관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복잡한 사회적 현상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장벽(어려움)이 많을수록 장애 상황이 더 두드러집니다. 저희는 2018년에 첫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다음 해에 예술과 장애의 조우(the Arts and Disability Encounter)을 창설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장애인 및 그 가족에 대한 사회경제적 포용(공존)을 달성하기 위한 옹호 활동의 일환으로 노동권 문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가 장애를 지닌 분들의 자율성과 표현력을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나요?
문화는 권리입니다. 창의성은 인간에 내재된 본질적인 것이죠. 우리는 오랫동안 장애인을 병자로 보거나 재활이 필요하거나, 특정한 완곡어를 사용해서 특별한 사람으로 보는 의학적 모델을 사용해 왔습니다. 장애와 예술, 또는 문화라는 말을 섞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치료’였습니다. 그러나 예술을 삶의 프로젝트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비장애인은 예술과 문화를 삶의 프로젝트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는 사회에도 내재된 겁니다. 그래서 장애인들도 자신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그 그룹은 다양하며, 청각장애 문화, 시각장애 문화,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과 그 가족과 같이 관련 그룹도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문화는 ‘권리’입니다. 불행히도 이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장애를 지녔든 안 지녔든 지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제공되는 문화적 권리라는 개념이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먼저 기본 권리를 충족해야 하는데 어떻게 문화적 권리를 충족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에는 권리의 부재가 있으며, 특히 장애인들에게 더 심각하죠. 그래서 주거, 교육, 건강, 일 등과 같은 기본 권리를 충족하는 것이 문화적 권리인 오락, 창작, 제작, 관리 같은 것을 “제쳐두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한 것은, 우리가 믿는 것, 생각하는 것, 요구하는 것, 원하는 해결책, 텔레비전, 영화, 일반 매체에서 우리 집단의 대표적 특성을 생산하고 표현할 수 있는 문화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면 기본 권리를 충족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문화적 권리가 기본 권과 연결되어야 하며, 기본권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사회 운동 자체가 “잠깐만요, 저도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기 전까지 장애인의 문화적 권리는 그동안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문제, 즉 장애의 도구화를 야기합니다.
장애의 도구화가 무엇인가요?
장애를 지닌 분들은 권리의 주체입니다. 우리가 장애를 사회적 상황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은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소한 이 대륙의 이쪽에서는 장애라는 단어를 먼저 언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예를 들어- 기능적 다양성처럼 다른 모델들도 있기 때문이고, 저희가 사회가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자폐인이나 청각장애인으로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은 그가 자신의 삶을 구축하는 방식, 단지 권리를 누릴 때의 불리함뿐만 아니라, 그의 의사소통 방식, 그의 그룹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에서 비롯돼죠. 이런 의미에서, 불행히도, 다양한 국가 및 민간 기관들은 장애를 도구화합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저는 시각장애인 배우가 필요해요”, “저는 다운증후군 댄서들이 필요해요.”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민간 및 공공 행사에 저희를 부릅니다. 마치 제가 그들을 모두 넣어두고 꺼내는 작은 상자가 있는 것처럼요. 또 장애인들의 창작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저희가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을 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은 “하지만 예산이 없어요.”입니다. 현재 이 나라에서 장애를 가진다는 것은 이미 권리의 부재를 의미하지만, 예술가로 사는 것 또한 노동 권리를 누리는 데 있어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두 가지 지표를 합친다고 상상해 보세요. 결국 장애인이 참여하는 연극 작품이나 문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접근의 최소 요구조건 때문에 예산이 두 배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저희는 어떤 초청도 수락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저희의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문화 관리 및 장애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때 공유하는 개념이 ‘쇼케이스 효과’ 인데, 사람들이 우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 모두를 쇼케이스에 넣는 것을 말합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도구화하는 것, 그게 그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장애가 없는 일부 예술가나 새로운 것을 작업하고 싶어 하는 문화 노동자들마저 시각장애인의 대표성을 고려하지 않고, 관련 자문을 받거나 그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아, 시각장애인에 대한 연극을 해야겠어. 그게 나에게 다른 언어(영감)를 가져다줄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작업은 심지어 품위도 없습니다.
카파즈 페루(Capaz Peru)에 참석하는 장애를 지닌 분들의 부모님 및 친척분들과 어떻게 함께 작업하세요?
현재 카파즈에는 마무리하려고 하는 2년 반 동안 진행된,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게 가족분들과 함께하는 유일한 공개 프로젝트입니다. 그 외에도 축제, 행사, 제작,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에서 가족분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예술가들이 선택한 정신적 지주가 되는 분들과도 교류하고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프로젝트 설명을 좀 할게요.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포괄적인 연극 워크숍으로 시작해서 “Aliadxs”라고 불렸고, 이후에는 배우들을 위한 연기 교육으로 발전했어요. 저희는 몇 가지 경험을 했고, 이제는 장애가 없는 배우들과 함께 제작을 구축하기 위해 전속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의 정신적 지주가 누구인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처럼, 그들의 정신적 지주는 가족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족분들과 상당히 수평적인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자율성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다른 생활 공간에서처럼 꽤 긴장된 관계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배우들은 가족분들이 그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것을 인식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관화, 유아화, 가르치는 식 등의 접근 방식을 유지하는 가족분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과정에서의 큰 변화는 배우들이 혼자 오시도록 요청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2세에서 33세 사이로, 장애가 없었다면 리허설과 연극 수업에 혼자 갈 사람들인데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죠. 그래서 심리적 지원과 함께 가족 학교를 만들어 아버지와 어머니들과 함께 작업한 것이 큰 변화가 됐습니다. 저희의 요법은 항상 가족을 향하는데, 언어적 변화도 있습니다. 보통 “가족의 어머니들” 또는 “가족의 아버지들”이라고 말하곤 하시지만 그분들은 그냥 가족입니다. 특정 사례에서는 형제 자매에게서도 지지를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Hermanes capaces(능력 있는 형제자매)”라는 병행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장애인 형제자매를 위한 지원 그룹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형제자매들이 자율성을 지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에게 재정 관리를 가르치는 방법, 형제자매가 일자리를 찾는 데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워크숍을 제공하고, 이 지원 그룹에는 다양한 프로필이 있습니다. 이 그룹은 형제자매가 형제자매들을 위해 운영하는 지원 그룹입니다. 그래서 축제나 행사를 할 때, 그 분이 자신의 정신적 지주를 어머니, 아버지, 형제 또는 친척으로 인식하시면, 저희는 그것을 확인하지만 모든 소통은 그 분을 대상으로 하며, 결코 동반으로 오신 분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모든 결정이 그 분을 기반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합니다. 즉, 우리는 그 분이 “예, 동의합니다” 또는 “아니요, 동의하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다른 의사소통 방법이 필요한 경우 픽토그램, 수화 등을 사용합니다. 자, (이 지점에서) 가족분들이 본인들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스스로가 필요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와의 제휴나 네트워크가 있어서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혹은 학업이 끝난 후에 카파즈에서 워크숍에 참석하거나 기타 활동을 할 수 있나요?
저희는 네트워크나 제휴 관계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는 특수 기본 교육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저희는 교육 시스템에 장애와 관련된 다양성을 이해하거나 알아가는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수 학생을 일반 학생과 분리하는 분리주의적 교육 시스템을 말합니다. 문제의 본질이 여기에 있죠. 또한, 기존 법률도 매우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법률은 포용을 강요하지만, 이는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교사, 가족, 교육 관리자, 교육 공동체 전체의 큰 구조적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과 특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CEBE에서 왔다면 오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저희는 “오셔서 이야기해 봅시다.”라고 말하죠. 많은 페루 가족들은 자녀가 일반 학교가 아닌 CEBE에 다니기를 원합니다. 이는 자녀가 차별받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녀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행사나 축제, 혹은 기타 활동을 할 때, 특정 프로그래밍 날 혹은 워크숍 등에 저희가 초대받으면, 저희는 더 유연한 CEBE에 연락합니다. 현재 저희는 일반 학교와 특수 기본 교육 학교를 포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성을 위한 교육(Education for Diversity)”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세 개 학교(리마, 칼라오, 지방에 각 한 군데 위치)에 대한 교육 및 기술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선생님들은 이러한 변화를 관리하고 동료들에게 접근 방식을 전파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대학에 대해서도 접근 방식을 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대학에서 포괄적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기본적인 보편적 학습 디자인에 대한 교육 및 기술 조언을 제공하여 커리큘럼을 적응시키고, 교수법을 변화시키거나 전환하며, 자료를 점자 시스템에 맞게 적용하는 등의 지원을 합니다. 더해서, 저희는 장애를 지닌 전문 인력들이 현실적으로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시장에 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업과 협력하여 이들을 교육하고, 대학을 졸업한 전문 인력들이 첫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업 포용을 위한 홍보 및 배정 분야를 도입했으며, 이는 단순히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이들을 도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인력이 진정으로 그곳에 포용될 수 있도록 만들죠. 또한, 저희는 막 학위를 받았거나 시간이 지났지만 일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는 장애를 지닌 전문가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제 홍보를 담당하는 다른 영역에도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이것이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전문-고등 교육 수준까지의 교육 시스템을 다시 바라보는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카파즈 페루가 준비 중인 다음 연극에는 어떤 게 있나요?
저희가 준비 중인 공연 중 하나는 “Mi hermana Manta”(“내 여동생 만타”)라는 제목의 공연입니다. 이는 청각 장애에 대한 교육적인 공연으로, 실바나라는 작은 소녀가 그녀의 여동생 Manta(만타, 사만타의 약칭)를 동경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실바나는 여동생이 손으로 말하고 입술을 읽고 사람들을 침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여동생이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실바나가 내면화하고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이 공연은 교육적인 공연으로, 우리가 랩을 하고 수화를 하며, 청각 장애인과 청각이 있는 관객 모두가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남여 배우들이 참여하며, 언어 모델을 사용하는 청각 장애인 배우, 그 집단을 대표하는 청각 장애인 여배우 및 다른 배우들이 함께합니다. 이는 다양성 교육의 개념을 기반으로 기존 동화를 각색한 겁니다. 6월 11, 12일에 스페인 문화센터에서 하루에 200명의 학교 아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며, 학생들은 무료로 교육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공연에는 연극 공연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집이나 학교로 가져갈 수 있는 교육 자료도 포함되어 있고, 아이들의 준비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 자료도 제공합니다. 공연 후에는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데 이는 저희가 관객이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죠. 관객에 대한 저희의 목표는 일반 학교뿐만 아니라 청각 장애인을 위한 특수 학교도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초등 수준의 청각 장애인을 위한 학교 두 곳과 신체 및 지적 장애인을 위한 학교 한 곳을 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5일 토요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또 다른 공연이 있습니다. 이 두 번째 프로젝트는 Aliadxs 출연진과 함께해 온 프로그램 완성의 마무리로,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나?(Romeo, Juliet, and I?)”라는 연극입니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장애의 관점에서 각색한 것입니다. 이 연극은 이 고전을 이용해 다운증후군 아이들의 정체성 형성, 성적 취향, 성에 대한 의문 및 아이들이 이러한 요구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희는 관계, 성적 동의, 종종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구축해 온,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셰익스피어를 이용한 이야기 속에는 많은 줄리엣과 로미오들이 등장하여 결혼, 사랑, 죽음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예술적 전속성을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작업에 착수하기로 결정했고, 5명의 비장애 예술 전문가들과 함께 이 연극을 만들었는데, 이들은 저희가 선별하여 훈련시킨 공연 예술 전문가들로 아이들과 만나 함께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공연은 7월 26일과 27일 저녁 8시에 스페인 문화센터(the Cultural Center of Spain)에서 열립니다. 모든 카파즈 공연은 무료이며 선착순으로 입장합니다.
장애인 권리의 증진과 홍보를 위한 협회를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장애와의 첫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처럼 저도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을 마치며 시각 장애 청년에 대한 마이크로 몽타주를 만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도구화 같은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는 첫 번째 전문 연극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Carga Visual: Episodios escénicos”라는 몽타주를 만들었는데, 이는 시각 장애가 있는 배우와 비장애 배우 두 명이 출연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리마의 시각 장애와 관련된 증언적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섬유근육통이라는 신경병증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제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거의 1년이 걸렸고, 프로젝트로 돌아왔을 때,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시각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섬유근육통이 시각 장애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장애는 고유하고, 역동적이며, 다르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사회에서 제 자율성을 더 기르지 못하도록 하는 장벽을 발견했기 때문에 일종의 대표성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었고, 자리를 양보해 주지 않아서 앉을 수 없었으며, 쉴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저는 치료법만 있고 치유법(나을 방법)이 없는 자가면역질환 등 다른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사회에서 만성질환이란 장애를 말합니다. 저는 제가 장애인인지 아닌지 알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프로젝트 이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이 연극 프로젝트와 접근성에 대해 학계에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장애 감독들과 만나면서 “우리가 무대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해. 내 친구들이 하는 일을 보고, 그들도 내가 하는 일을 볼 수 있게 해야 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2019년에 예술과 장애 만남(the Art and Disability Encounter)을 만들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팀과 함께 “우리가 뭔가 흥미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죠. 그 커뮤니티는 저희를 몹시 빠르게 신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저희가 정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권리 접근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페스티벌 이후, 저는 먼저 문화 영역에서 일하기 시작한 팀을 구성했으며, 그 후 교육, 조직 분야, 그리고 이제 마지막 영역으로 확장했어요. 이제 카파즈는 자원봉사 조직이지만, 활동주의와 자원봉사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있는 영역과 비영리 영역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익성 있는 영역은 비영리적 영역을 지원하고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작업합니다. 그러나 작업은 완전히 자원적 지원에 의해 진행되고, 저희에게는 영구적, 혹은 일시적으로 활동하는 약 15명의 자원봉사자 분들이 계십니다. 이제는 프로젝트 예산을 지원하는 장애인 전문가 및 예술 및 다른 직업의 전문가들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죠. 2021년 이후 카파즈는 매년 약 100 ~ 2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그 중50 ~ 60%가 장애인이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시스템을 “해킹”하고 저희만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시작한 방법이에요.
디렉터로 계신 예술과 장애 만남(EADIS)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이 행사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나요?
예술과 장애 만남(EADIS)은 2년마다 열리는 국내 및 국제 프로그램 행사입니다. 첫 번째 슬로건은 “편견을 해방하라”였으며, 이는 장애인도 예술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해요. 두 번째 슬로건은 “포용은 모두의 책임”으로, 장애를 사회적 상황으로 더 많이 표현합니다. 세 번째 페스티벌은 작년에 열렸고, 슬로건은 “장애 자부심 축제”로, 장애를 우리의 정체성과 몸을 재평가하는 자부심의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국제 프로그램은 큐레이터에 의해 선정되고, 국내 프로그램은 우리가 연 공모를 통해 선정됩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아레키파(Arequipa)에서 15일 동안 장애 여성 집단의 전시회를 열어 페스티벌과 병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시각 예술 전시회로, 장애를 가진 각 예술가의 다양한 관점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리마에서는 스페인 문화센터가 주요 장소였는데, 센터는 페스티벌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하죠. 그 외에 영국 문화센터에서도 행사가 열렸습니다. 또 저희는Teatro La Plaza와 PUCP 문화센터에서 두 개의 병행 활동을 개최했습니다. 예산에 따라서5개의 프로젝트가 이 공모에서 선정되어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거나 단순히 그걸 회복시키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더해서 프로그래밍은 교육적 접근 방식도 포함하며, 국내 및 국제적으로 초청하고 싶은 워크숍 리더나 강사들을 선별합니다. 이를 통해 예술가, 관리자 또는 장애가 있는 대중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을 즐길 수 있도록 하죠. 또, 장애, 예술, 접근성, 일반적인 문화에 대한 다른 관점을 배우고자 하는 프로그래머나 문화 관련 관리자들에게도 유익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 외에도, 저희는 토론 공간을 마련했고, 이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작년에는 예술 산업 분야를 신설하여, 만남의 틀 안에서 프로그래머와 문화 관리자들이 모여 문화 생태계를 어떻게 더 포용적이고 접근 가능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과 소통적 측면에서, 어떻게 우리가 장애인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을까요?
우선, 그룹과의 공존을 통해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공부하고, 일하면서 공존해왔습니다. 저는 제 단체에 속해서 살지만, 다른 단체와는 한 공간에서 공존하면서 다리를 놓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포용이 단지 다른 사람을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에요. 저희가 모두 타인에게서 배울 것이 있고 타인도 나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학습 기회뿐만 아니라 공동 프로젝트, 공공 정책, 연극 등 사회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할 거예요. 그러나 이것은 공동체와의 공존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공존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낙인과 편견을 베일처럼 벗겨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길을 걷기 시작하면, 내가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이 아닌 공간에 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그 공간에서 지내게 될 겁니다. 그러면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이 공간을 모든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는 단지 장애인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은 종종 성 정체성, 표현, 정치적 입장, 심지어 그들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또는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권리를 박탈당합니다. 마치 저희가 이등 시민인 것처럼요. 그리고 저는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장애를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변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사물을 다르게 보기 시작합니다. 권리는 협상할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은 매우 분명한 사실이죠. 제 조언은 비록 처음에는 매우 도구화하는 것처럼 들리거나 많은 실수를 할 수 있음에도 ‘결정’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론 길을 닦은 사람들이 있고 당신은 불모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집단 내 문화적 소비의 가능성이 큽니다. 페루에는 거의 400만 명의 장애인이 있거든요.
번역가: 김송운(Élodie Songwoon Kim)